Q.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객 서비스 경험이 있으신가요?
안녕하세요.
매장에서 받은 친절한 응대나, 콜센터의 진심 어린 대응은 오랫동안 인상에 남죠.
직접 겪은 기억에 남는 고객 응대 경험이 있다면 어떤 일이 있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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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매장에서 받은 친절한 응대나, 콜센터의 진심 어린 대응은 오랫동안 인상에 남죠.
직접 겪은 기억에 남는 고객 응대 경험이 있다면 어떤 일이 있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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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평일 저녁, 노트북이 갑자기 꺼졌다.
중요한 보고서를 막 저장하려던 순간이라 머릿속이 하얘졌다. 전원 버튼을 눌러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공식 서비스센터는 이미 문을 닫은 시간이었다.
반쯤 체념한 채 브랜드 고객센터 채팅을 열었다. 자동응답이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30초쯤 지나자 상담원이 연결됐다. 첫 문장은 매뉴얼 같지 않았다.
“지금 많이 당황하셨죠. 우선 숨 한번 고르시고, 제가 옆에서 같이 해볼게요.”
상담원은 고장 원인을 단정하지 않았다. 대신 상황을 재현하듯 질문했다. 마지막으로 켜졌던 화면, 충전기 상태, 방 안 온도까지. 그러다 아주 사소한 걸 물었다.
“혹시 오늘 비 맞고 들어오신 적 있나요?”
있었다. 가방이 조금 젖었고, 노트북도 그 안에 있었다. 상담원은 바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그럴 수 있겠네요” 정도로만 말하고, 임시 조치를 안내했다. 전원을 끄고, 충전기를 분리하고, 키보드 쪽을 아래로 향하게 둔 뒤 20분만 기다려보자고 했다. 그 20분 동안 채팅을 끊지 않았다. 아무 말 없이 기다려준 게 아니라, 왜 이 과정을 하는지 차분히 설명했다. 물이 남아 있으면 통전으로 더 망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20분 후 전원 버튼을 눌렀다. 켜졌다.
파일도 살아 있었다.
상담원은 여기서 끝내지 않았다. “오늘은 운이 좋았을 수도 있어요”라며, 다음 날 무상 점검 예약을 대신 잡아줬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
“고장 안 나서 다행이지만,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어제 비 맞은 그 노트북’이라고만 말하세요. 제가 기록 남겨둘게요.”
전화를 끊고 나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문제가 해결돼서가 아니라, 혼자 싸우고 있지 않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이 서비스가 기억에 남은 이유는 친절해서가 아니다.
문제를 빨리 끝내려 하지 않았고, 고객을 ‘처리 대상’이 아니라 같은 상황을 겪는 사람으로 대했다. 기술은 수단이었고, 진짜 서비스는 태도였다.
좋은 고객경험은 감동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날 이후, 그 브랜드 이름을 보면 비 오는 저녁의 그 20분이 함께 떠오른다. 그 정도면 충분히 성공한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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