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민은 너무 자연스러운 고민이에요. 보호자 입장에서는 “할 수 있으니까 하자”보다 “정말 이게 이분에게 도움이 될까”를 먼저 생각하게 되거든요. 특히 췌장암 수술은 이름만 들어도 부담이 큰 수술이라 더 그렇고요.
요즘 췌장암 수술 기술이 많이 좋아진 건 사실이에요. 예전보다 출혈이나 합병증 관리도 나아졌고, 회복을 돕는 시스템도 발전했어요. 그래서 나이만 보고 무조건 수술을 못 한다고 판단하지는 않는 분위기입니다. 실제로 70대, 80대에서도 전신 상태가 괜찮다면 수술을 권유받는 경우가 늘었어요. 의사가 수술을 권하는 것도 “연세가 많아도 감당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중요한 건 나이가 아니라 몸의 여유입니다. 80세라도 심장, 폐, 신장 기능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일상생활을 잘 하고 계신 분이라면 수술을 견디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더 젊어도 기저질환이 많으면 위험이 커질 수 있어요. 항암치료를 비교적 잘 견디고 계시고, 탈모 같은 부작용이 크지 않다는 점은 몸의 회복력이 아직 남아 있다는 신호로 보이기도 합니다.
“암 진행이 느리다”는 말도 조심해서 봐야 해요. 느리게 보일 수는 있지만, 췌장암은 어느 순간 급격히 나빠지는 경우도 있어서 의사들이 수술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수술이 가능한 단계일 때가 가장 큰 분기점이 되는 병이기도 해요. 그래서 의사 입장에서는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권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술을 무조건 해야 한다는 답은 없어요. 수술 후의 삶의 질, 회복 기간, 혹시 생길 수 있는 합병증까지 포함해서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 어떤 삶을 원하시는지가 정말 중요합니다. 지금처럼 본인이 주저하고 계시다면, 단순히 “해야 한다”가 아니라 “수술을 하면 어떤 삶이 예상되는지, 안 하면 어떤 경과가 예상되는지”를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고 의사에게 요청해보시는 게 좋아요. 그 설명을 듣고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