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이면 마음이 복잡해지는 게 너무 당연하다고 느껴집니다. 상속 문제는 돈의 크기 때문이라기보다, 가족이라는 관계 위에 얹히기 때문에 더 크게 와닿는 것 같아요. 돌아가신 부모님을 떠올릴 틈도 없이 계산부터 하게 되는 상황 자체가 이미 많이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내용만 놓고 보면, 상식적으로도 쉽게 납득되긴 어렵습니다. 돌아가시기 직전에 특정 자녀가 큰 금액을 가져갔다면, 그게 단순히 아들이라는 이유로 정당화되기는 힘들죠. 실제로 법적으로도 그런 돈은 증여나 사전 상속으로 보는 경우가 많고, 상속 재산 산정에 포함되는 게 일반적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 돈은 빼고 남은 것만 나누자는 주장은, 감정적으로도 그렇고 논리적으로도 설득력이 약한 편입니다.
다만 문제는 법이 아니라 마음인 것 같습니다. 소송을 하면 이길 가능성과 별개로, 가족을 상대로 법정에 선다는 부담이 너무 크죠. 괜히 내가 나쁜 사람이 되는 것 같고, 부모님 얼굴도 떠오르고, 이게 정말 맞는 선택인가 계속 흔들리게 됩니다. 가만히 있자니 억울하고, 나서자니 관계가 완전히 끊어질 것 같고요. 이 양쪽 감정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상태 자체가 너무 이해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럴 때 바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느낍니다. 소송을 하든 안 하든, 먼저 정확히 법적으로 내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선택지가 무엇인지는 알아두는 게 중요해 보입니다. 그걸 아는 것만으로도 감정이 조금 정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최소한 억울함이 근거 없는 건 아니라는 걸 스스로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이 상황에서 느끼는 분노나 허탈함, 배신감 같은 감정은 약해서가 아니라 너무 당연해서 드는 감정입니다. 돈 때문이라기보다는, 가족이라는 말이 한순간에 무너진 느낌이 들어서 더 아픈 것 같고요. 어떤 선택을 하시든, 그 감정부터 부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