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으면서 “아, 이분 진짜 성실하게 살아왔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하고 싶은 게 없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안 해본 게 거의 없을 정도로 많이 움직여보셨잖아요. 그 자체가 이미 대단한 경험입니다.
먼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 하고 싶은 일이 없는 상태는 이상한 게 아니라 굉장히 흔한 상태라는 점이에요. 많은 사람들은 마치 하고 싶은 일을 타고나는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이 “정확히 이거다”를 못 찾은 채 사회생활을 시작합니다. 다만 어떤 사람들은 그걸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이에요.
알바를 많이 해봤는데도 답이 안 나온 이유는, 알바 경험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이 일이 좋다’보다는 ‘이 일은 싫다’를 거르는 데 더 적합한 경험이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피시방, 식당, 카페, 영화관을 해봤다면, 이미 “나는 이런 환경은 잘 맞고, 이런 건 오래 못 하겠구나”라는 데이터는 충분히 쌓인 상태예요. 이건 실패가 아니라 재료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하고 싶은 일과 잘할 수 있는 일이 꼭 겹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요즘은 ‘하고 싶은 일’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해서, 그게 없으면 불안해지기도 해요. 그런데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처음엔 그냥 덜 싫은 일을 선택했고
그 일을 하다 보니 익숙해졌고
익숙해지다 보니 의미가 생겼고
그게 결국 “이 일을 한다”고 말할 수 있는 직업이 된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계약이 2029년까지라는 점은 오히려 큰 장점이에요. 당장 답을 내리지 않아도 되는 시간, 생활비 걱정 없이 탐색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뜻이거든요. 이 기간에 “내가 뭘 하고 싶은지”를 억지로 찾기보다는,
어떤 순간에 덜 지치는지
어떤 환경에서 하루가 빨리 가는지
사람을 상대하는 게 나은지, 혼자 하는 게 나은지
이런 감각적인 기준부터 정리해보셔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취미가 없는 것도 전혀 문제 아닙니다. 취미는 의지가 아니라 여유가 생겼을 때 자연스럽게 붙는 경우가 훨씬 많아요. 지금은 에너지가 생존과 일상에 많이 쓰이고 있어서, 좋아하는 게 안 보이는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들 어떻게 찾았나요?”라는 질문에 솔직히 답하자면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찾는 중이고
찾았다고 말하는 사람 중에도 흔들리는 사람이 많고
찾지 못했지만 그냥 살아가는 사람도 정말 많습니다.
지금의 불안은 뒤처짐이 아니라, 방향을 고민할 수 있을 만큼 삶을 진지하게 보고 있다는 신호처럼 느껴져요. 서두르지 않으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