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변화는 한 가지 이유로 설명되기보다는, 여러 흐름이 겹친 결과에 가깝다고 느껴집니다. 예전과 지금의 소비는 겉으로는 비슷해 보여도, 의미는 꽤 달라진 부분이 있어요.
2000년대 초반의 ‘된장남·된장녀’라는 말이 나왔던 배경을 보면, 당시에는 고가 커피나 명품이 명확한 사치의 상징이었습니다. 소득 수준 대비 선택지가 많지 않았고, 그런 소비는 “보여주기 위한 소비”로 해석되기 쉬웠죠. 그래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환경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경제 규모가 커진 것도 사실이고, 중산층의 생활 방식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커피 한 잔, 브랜드 카페 이용, 가끔의 명품 소비가 예외적인 일이 아니라 일상의 선택지 중 하나가 됐어요. 과거처럼 특별한 날에만 누리는 사치라기보다는, 생활의 일부로 흡수된 느낌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물가 상승의 영향도 큽니다. 예전보다 선택지가 넓어진 게 아니라, 기본 비용 자체가 올라간 측면도 분명히 있습니다. 외식, 커피, 옷 같은 소비를 완전히 줄이기 어려운 구조가 되다 보니, “사치라서 한다기보다 안 하면 더 불편해서 하는 소비”가 늘어난 것도 사실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시선의 변화입니다. 요즘은 남의 소비를 공개적으로 평가하거나 비난하는 분위기 자체가 줄어들었습니다. 개인의 취향과 선택을 존중하는 쪽으로 사회 인식이 바뀌면서, 과거처럼 특정 소비를 꼬집는 용어가 설 자리가 줄어든 것도 한 이유라고 봅니다.
그래서 이 현상은 경제 수준이 올라서 생긴 면도 있고, 물가 구조가 바뀌어 선택지가 달라진 면도 있으며, 무엇보다 소비를 바라보는 사회의 기준이 달라진 결과라고 보는 게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소비가 가벼워진 게 아니라, 평가의 기준이 바뀐 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