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바람 핀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저는 꿈을 자주 꾸는 편입니다.
이번에도 제 꿈 이야기입니다.
꿈에서 저는 아내가 아닌 다른 여성과 일종의 호감을 갖는 관계로 발전하고 있었습니다.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듯 아내도 등장하고, 딸도 등장하고, 처제들과 장인어른, 장모님 모두 나왔습니다.
현실에서 너무 잘해주셔서 ‘참 못할 짓이다’ 생각했지만,
왠지 모르게 내가 잘못하고 있는 걸 알면서도
새롭게 인정받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냥 호감을 가졌을 뿐이지, 누가 물어보면 아무 관계도 아니다.”
스스로 그렇게 합리화하면서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꿈은 이어졌습니다.
가정에 충실하기보다는 회사에서의 생활이 더 자유롭고 즐거웠습니다.
‘이래도 되는 걸까?’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불편한 즐거움을 하루하루 이어가고 있었죠.
그러던 중, 드디어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그 여자가 이 관계를 명확히 정리하길 원했고,
자신은 저와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며 정식으로 만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새롭게 가정을 꾸리면 행복할까?’
하지만 내 가족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세상 어딘가에는 그대로 존재할 텐데…
게임에서 파일을 덮어쓰듯 내 인생을 지울 수도 없는데...
나를 믿어준 아내, 그리고 둘도 없는 사랑스러운 딸,
나를 자식처럼 사랑해주신 장인·장모님을 배신하면서까지
내 행복을 찾는 게 과연 옳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진짜 행복일까? 그 행복이 지속은 될까? 결국엔 똑같은 결말이 찾아오지 않을까?
결국 스스로 납득이 가지 않았고, 오히려 행복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때 떠오른 건, 제가 가장 힘들었을 때
있는 그대로의 저를 사랑해주고 받아준 아내였습니다.
그런 사람을 버릴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그 여자와의 관계를 정리했습니다.
물론 꿈속에서 그 여자는 엄청 예쁘고, 어리고,
드라마 대본에 나올 법한 매력적인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꿈에서 깨어나자마자 몇 번을 가슴을 쓸어내렸는지 모릅니다.
‘꿈이라서 다행이다. 일탈의 대가는 이런 거구나. 꿈에서라서 차라리 다행이다’
희한하게도 저는 평소
‘누굴 만나도 결국 사람은 다 똑같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외적으로 예쁘고 매력적인 사람이라 해도
결국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꿈에서는 정신을 못 차리겠더군요.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머리와 몸이 따로 놀았습니다.
그제야 ‘나도 결국 똑같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면서 오히려 좋았습니다.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나도 기회가 오면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는 평범한 사람이구나 싶었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일탈의 꿈’을 남 얘기처럼만 느껴지시나요?
아니면 막상 나에게 그런 일이 닥친다면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그런 생각이 드시나요?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