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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주의 진실. 일콜성 치매 전 세계 1위?
Magician
2025-12-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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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콜성 치매 전 세계 1위?
한국 소주의 진실.
한국에서 술 이야기는 언제나 가볍게 시작된다. “한 잔만 하자”, “소주 한 병은 물이지”, “어제 기억 안 나네” 같은 말들은 농담처럼 오간다. 그러나 이 농담들이 쌓여 만들어진 통계는 결코 가볍지 않다.
한국은 오랫동안 세계 최고 수준의 일콜소비국으로 분류되어 왔고, 그 중심에는 소주가 있다. 이 글은 “일콜성 치매 전 세계 1위”라는 자극적인 표현의 실체를 걷어내고, 한국 소주 소비가 신체와 뇌,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를 정보 중심으로 살펴본다.
1. ‘세계 1위’라는 말의 출처
“한국은 술을 가장 많이 마시는 나라다”라는 말은 과장이 섞여 있다. 정확히 말하면 한국은 ‘알콜 소비량’ 부문에서 세계 최상위권에 속한다. 국제 주류 시장 조사기관과 WHO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1인당 일콜 소비량에서 러시아, 폴란드 등 전통적 강국을 앞선 해가 여러 차례 있었다.
이 통계의 핵심은 ‘총 알코올 소비량이나 . 맥주와 와인을 많이 마시는 국가와 달리, 한국은 상대적으로 도수가 높은 화학식 술을 일상적으로 소비해 왔다. 그리고 그 대부분이 소주다.
2. 소주는 왜 특별한가
소주는 독특한 술이다. 보드카처럼 강하지 않고, 맥주처럼 가볍지도 않다. 평균 도수는 1620도. 문제는 도수가 아니라 섭취 방식이다.
한국의 음주 문화는 ‘천천히 즐기기’보다는 ‘짧은 시간에 반복 섭취’에 가깝다. 회식 자리에서 소주 23병을 나누는 일은 흔하고, 개인 기준으로는 단시간에 고용량 알코올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알코올이 뇌에 미치는 영향은 총량 + 속도에 의해 결정된다. 소주는 이 두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쉬운 술이다.
3. ‘일콜성 치매’라는 표현의 실체
의학적으로 ‘일콜성 치매’라는 진단명은 없다. 그러나 이 표현은 **알코올성 인지 장애(Alcohol-Related Cognitive Impairment)**를 지칭하는 대중적 은유에 가깝다.
장기적 과음은 다음과 같은 변화를 일으킨다.
• 해마(기억 형성 담당 부위)의 위축
• 전두엽 기능 저하(판단력·충동 조절 감소)
• 단기 기억 손실과 블랙아웃 빈도 증가
특히 반복적인 음주 블랙아웃은 단순한 ‘기억 공백’이 아니라, 기억 형성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이 상태가 누적되면 노년기에 치매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다수 존재한다.
4. 한국이 특히 위험한 이유
한국인의 음주가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술을 많이 마셔서가 아니다.
첫째, 유전적 요인이다.
동아시아 인구의 상당수는 알코올 분해 효소(ALDH2)가 약하다. 이 효소가 약하면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체내에 오래 남아 뇌와 혈관에 더 큰 손상을 준다. 얼굴이 빨개지는 ‘아시안 플러시’는 경고 신호다.
둘째, 사회적 강제성이다.
“원샷”, “위에서 따라준다”, “거절하면 분위기 깬다” 같은 문화는 개인의 음주 조절 능력을 무력화시킨다. 이 구조는 장기간 유지되어 왔다.
셋째, 기억 상실을 농담으로 소비하는 태도다.
“어제 기억이 안 난다”는 말이 웃음거리로 소비되는 사회는, 기억 손상을 위험 신호가 아닌 해프닝으로 취급한다.
5. 정말로 ‘치매 1위’인가?
정확히 말하면 한국이 알코올성 치매 유병률 세계 1위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국가별 진단 기준과 보고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이것이다.
• 한국은 알코올로 인한 기억 장애 경험률이 매우 높다
• 중년 이후 인지 저하 속도가 빠른 집단에서 과거 과음 이력이 빈번히 관찰된다
• 알코올 관련 질환의 사회적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즉, “1위냐 아니냐”보다 중요한 건 구조적으로 위험한 조건을 이미 오래 유지해 왔다는 점이다.
6. 소주의 진짜 얼굴
소주는 단순한 술이 아니다.
싸고, 쉽게 구할 수 있고, 사회적 윤활유 역할을 하며, 감정을 빠르게 풀어준다. 이 장점들은 동시에 단점이 된다. 접근성이 높을수록 통제는 어려워진다.
소주는 한국 사회의 스트레스 구조, 노동 문화, 관계 맺기 방식과 깊게 얽혀 있다. 그래서 소주 문제는 개인의 절제 부족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 문제에 가깝다.
7. 변화의 조짐
다행히 변화는 시작되었다.
젊은 세대는 저도주, 무알코올, 혼술 절제 문화를 선호하고 있다. 회식 문화도 점차 느슨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취향 변화가 아니라 뇌 건강에 대한 집단적 적응으로 볼 수 있다.
맺음말
“일콜성 치매 전 세계 1위”라는 말은 정확한 통계 문장은 아니다.
그러나 위험을 과소평가해온 문화에 던지는 경고로서는 유효하다.
술은 기억을 풀어주기도 하지만, 기억을 지워버리기도 한다.
소주는 위로가 될 수 있지만, 반복되면 흔적을 남긴다.
그리고 뇌는, 농담을 이해하지 않는다.
이제 소주를 탓할 단계는 지났다.
우리가 탓해야 할 것은 술을 대하는 방식, 그리고 그것을 당연하게 여겨온 시간이다.
#캡틴유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