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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권하는 사회,
Magician
2025-12-12 15:00
조회수 : 22
술 권하는 사회, 기억을 잃어가는 사람들.
퇴근길 골목 어귀, 불빛이 따뜻한 술집 앞을 지나면,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느려집니다.
‘오늘 하루 참 길었네. 한 잔쯤 괜찮겠지?’
이렇게 시작한 술자리가, 누군가에겐 다음 날의 피곤함으로만 남지만, 누군가에겐 인생의 기억을 조금씩 잘라내는 칼이 됩니다.
한국의 술 문화는 참 끈끈합니다. 결혼식, 장례식, 회식, 동창회… 심지어 이사 날에도 술은 빠지지 않습니다.
남녀, 나이를 가리지 않고 “한 잔 해요”라는 말은 일종의 인사처럼 쓰이지요.
문제는 이 친근한 말이, 뇌 건강에는 전혀 친근하지 않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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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기억의 관계
의사들이 말하는 ‘알코올성 치매’라는 게 있습니다.
술을 오래, 많이 마셔서 뇌가 손상되고 기억과 판단력이 떨어지는 병입니다.
치매라 하면 대개 노인성 질환이라고 생각하지만, 술이 원인인 경우는 다릅니다.
40대, 심지어 30대에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술의 영향에 더 민감해서, 비교적 적게 마셔도 뇌 손상이 빨리 올 수 있습니다.
우리 뇌는 전두엽과 해마라는 부위가 기억과 판단을 담당하는데, 술이 이 부분을 공격합니다.
처음엔 단순 건망증처럼 보이다가, 점점 대화 중에 단어가 생각나지 않고, 약속을 잊고, 길을 헤매게 됩니다.
그리고 가족과의 관계, 직장 생활, 사회적 신뢰까지 잃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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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가 보여주는 현실
질병관리청 조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고위험 음주율은 남성 약 20%, 여성 약 7%입니다.
‘고위험’이란 소주 한 병 반 이상을 일주일에 여러 번 마시는 수준을 말합니다.
이 정도면 뇌 손상 위험이 급격히 올라갑니다.
더 무서운 건, 알코올 사용장애를 앓는 사람 중 실제로 치료를 받는 경우가 2%도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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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을 넘는 사회의 부담
술로 인한 기억 상실은 단지 한 사람의 불행이 아닙니다.
간병과 치료에 드는 비용, 가족의 고통, 일터의 공백, 국가의 의료비 지출… 모두가 영향을 받습니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술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GDP의 2% 이상에 이른다고 합니다.
숫자로 보면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결국 우리 세금, 우리 일상, 우리 시간의 손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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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잔을 내려놓는 용기
술을 마시지 말자는 게 아닙니다.
다만 “한 잔 더”라는 권유 앞에서 웃으며 “오늘은 여기까지”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술이 없는 자리에서도 즐겁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술은 사람을 묶어주기도 하지만, 지나치면 기억을 풀어버립니다.
내 기억을 지키는 건 결국 내 선택입니다.
다음에 술잔을 들게 된다면, 그 잔 속에 내 미래의 하루가 들어있다는 걸 한 번 떠올려보면 어떨까요.
프로N잡러 #캡틴유
알콜중독말기 심한 수면장애와
여행사란 직업적 접대 폭주로 망가져
알콜클리닉 3번의 입퇴원 반복후
금주21년차 입니다.
돌아보면 인생의 전환점이었고
이젠 가끔
희석식소주의폐해를 글로
남길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