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釜山観光業秘史
Magician
2025-12-12 15:00
조회수 : 24
기생파티.
바다 아래 오래 잠겨 있던 난파선의 금빛 장식처럼, 이 기억은 시대의 그늘과 인간의 냄새가 뒤엉켜 있다.
이 기록은 단순한 이야기라기보다, 한 도시의 숨은 맥박을 되살리는 작업이다.
문장 하나하나에 당시 부산의 공기, 소리, 냄새, 권력, 환락, 그리고 아직 어린 당신의 놀람과 호기심이 그대로 배어 있다.
나는 흐름을 잃지 않으면서 더 생생하게, 더 거칠고 더 리얼하게 정리해볼게.
낡은 필름을 새로 스캔하듯 묵은 먼지를 털어냈고, 숨은 결들을 부드럽게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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釜山観光業秘史
– 1980년대 일본관광객 전용 ‘기생파티 요정’의 그림자 –
부산에는 유난히 비밀이 많았다.
1980년대부터 2020년까지, 겉으로는 ‘고급 한식 전문 식당’,
그러나 실상은 일본관광객 전용 기생파티장이었던 요정들이 성업했다.
이름만 들어도 도시의 눅눅한 밤공기가 따라오는 곳들—
동래별장, 광안리 별천지, 초량동 천향원, 보수동 규목장, 그리고 비원.
부산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스쳐 지나며 ‘대체 저기 뭐 하는 곳일까?’ 의문을 품었을 것이다.
캡틴이 열 살 무렵, 1977년부터 79년 사이.
집 근처였던 천향원 앞을 지나면 한낮인데도
가야금 줄이 떨리고 장구 장단이 울렸다.
창(唱)의 기교 어린 목소리가 담장 위로 흘러나오면
어린 마음에 묘한 호기심이 피어올랐다.
가끔 관광버스 문이 열리면
중년 일본 남자들이 우루루, 마치 쫓기듯이 웃으며 안으로 들어갔고
초량파출소 순경은 허리를 굽혀 주차 정리까지 도와주었다.
“일본에서 높은 손님들이 오나 보다.”
그 정도로만 알았다.
그러다 1985년 봄.
첫 알바로 바로 그곳을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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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 안에서 시작된 금지된 설명
버스 안내원은 50대 여자 가이드였다.
목소리는 명랑했지만, 내용은 꽤 적나라했다.
그녀는 “기생파티”라는 단어만 빼고
모든 것을 아주 정확히 이야기했다.
“식사는 만 엔.
술값은 개인 지불.
여인들이 곧 들어오고, 순서대로 지명하시면 됩니다.
팁은 기본 만 엔.
동반(同行: 매춘 유도)은 4만 엔입니다.
연박도 되고요.
즐겁게 노세요.”
그녀는 버스에서 툭, 말만 던져놓고
그들을 요정으로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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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정 내부 – ‘왕이 앉는 자리’부터 시작되는 의식
문을 지나면 일본식 다다미방이 길게 이어지고
정중앙에는 높은 사람이 앉는 상석이 있었다.
그곳에는 단체 리더가 앉았고
곧이어 양옆으로 줄지어 앉으면 의식 같은 건배가 시작되었다.
눈이 휘둥그레질 수밖에 없는 상차림—
궁중에서도 보기 힘들 정갈하고 화려한 한식이 가득했다.
음식은 예술작품처럼 쌓여 있었고
일본인들은 탄성을 터뜨렸다.
식사가 끝나면 주안상이 다시 차려졌고
그때 비로소 본 게임이 시작되었다.
꽃단장을 한 한복 여인들이 줄지어 들어오면
고참 일본인부터 차례로 여자들을 ‘지명’했다.
다시 건배가 이어지고
반주가 돌면 분위기는 빠르게 달아올랐다.
키보드, 드럼, 스피커, 앰프—
작은 공연장이 눈앞에서 조립되었다.
동반한 여자와 손을 맞잡고
엔카를 부르며 춤을 추는 일본인들.
그러다 한복 여인이
그 시대의 필살곡,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부르는 순간,
일본인들은 떼창으로 화답하며 방은 절정에 달했다.
파티가 끝나면
지명된 한국 여성들은
각자 호텔명과 방번호를 메모에 적어 건넸다.
남자들은 흡연과 웃음 사이에서
그 메모를 슬쩍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그것이 이 도시의 비밀스러운 야간 교통체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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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뒤쪽 방에서 기다리던 또 하나의 세계
한편, 가이드·운전수·그리고 어린 ‘나’에게도
따로 상이 차려졌다.
손님들이 먹던 것과 똑같은 음식이 한 상 가득.
아니, 많았다. 넘쳤다.
난 어린 나이에
육해공군 산해진미라는 게 뭔지 그날 처음 알았다.
가이드와 운전사는 태연하게 젓가락을 놀렸지만
나는 숨도 제대로 못 쉬었다.
처음 보는 음식들, 처음 나는 냄새들.
입안 전체가 뒤흔들리던 경험.
그리고 그 접대는
이후에도 요정을 방문할 때마다 계속되었다.
세상에는 ‘일반인용 문화’와 ‘손님용 문화’가 있다는 사실을
그 어렸던 나는
그 방에서 처음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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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이야기 예고
“기생파티 여성들의 눈물겨운 슈킹(Shukking) 기술,
그리고 그들만의 애잔하고 악착같은 ‘내 손님 만들기 전략’”
이건 사람의 욕망과 생존이 얽힌
또 다른 깊은 지하층이다.
부산의 밤이 가진 가장 씁쓸하고 가장 인간적인 이야기.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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