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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많이 부는 날 읽기 좋은 책(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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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억

2025-12-11 15:00

조회수 : 20

영미와 헤어진 뒤, 성균은 집으로 돌아와 오래된 사진들을 뒤적이다가 늦은 시간에야 잠이 들었다.


“성균 오빠… 오빠.”

어디선가 영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눈을 떴다. 꿈이었다.


영미와 만나기 시작한 이후, 성균이 아침마다 가장 먼저 하던 일은 영미에게 전화를 거는 일이었다.

아침잠이 많은 그녀를 위해, 모닝콜은 자연스레 그의 몫이 되었다.


그런데 오늘은 이상했다.

전화는 계속 컬러링만 울릴 뿐, 영미는 받지 않았다.

단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


어젯밤이 떠올랐다.

영미를 집까지 바래다주고 돌아오는 길,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었다.

집 앞 편의점에 들른다며, 속이 더부룩해 시원한 사이다가 먹고 싶다고.


불길한 기운이 가슴 한쪽을 짓눌렀다.

성균은 급히 옷을 챙겨 입고 영미의 집으로 차를 몰았다.


‘왜 이렇게 불안하지… 아무 일도 없을 거야.’

스스로 다독여 보았지만, 핸들을 잡은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영미의 집에 도착한 순간, 그는 직감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 분명했다.


집 안은 난장판이었다.

뒤엉킨 가구들 사이로, 식탁 아래 굴러 떨어진 사이다 병이 눈에 들어왔다.

어젯밤 영미가 마시고 싶다던 바로 그 사이다같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집안 어디에도 영미는 보이지 않았다.


성균은 혼란스러움을 억누르며 어지러진 방을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발끝에 무언가가 걸렸다.


그것은 영미의 사진이었다.

환하게 웃는 영미, 그리고 그녀 옆에 낯선 남자.

말로만 들었던 ‘지성’이라는 이름이 순간 머릿속을 스쳤다.


깨진 액자 유리 조각을 조심스럽게 떼어내자,

더욱 또렷해진 영미의 행복한 표정이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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