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통 지식정보공유

알록달록

ChevronLeft

문예

다시 쌓는 모래성(추억을 타고 오는 시작) (5)

FileX

축억

2025-12-08 15:00

조회수 : 29

선규는 바람을 쐬고 싶었다.

공원으로 나왔다.

벤치마다 가족과 연인들이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때 그의 앞을 지나가는 유모차 속에서,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가 손가락을 빠는 채 발장구를 치고 있었다.

선규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정아가 아이를 간절히 원했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유산을 겪고 힘들어하는 정아를 보며, ‘우린 아이를 갖지 않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두 번째 유산 이후 정아는 며칠을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날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예정일이 15일이나 지났을 때, 불안해하는 정아를 데리고 선규는 병원을 찾았다.

진료하던 의사도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


“태아가… 숨을 쉬지 않네요.”


“그게 무슨 말이죠…?”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정아의 배에 손을 올리면 아이의 발길질이 선명하게 느껴졌었다.

그런데 태중에서 아이가 세상을 떠났다니

그날 두 사람은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유모차 속 아이와 눈이 마주친 순간, 선규는 생각했다.


‘정아도… 길을 오가며 아이들을 볼 때마다 이런 마음이었겠지.’


그는 멀어져 가는 유모차를 한참이나 바라보고 서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밖에 나오니까 그렇게 좋아! 우리 윤정이도 저 언니들처럼 빨리 걷고 뛰면 좋겠다.”


선규는 고개를 돌렸다.

정아가 작은 아이를 품에 안고 서 있었다.


심장이 쿵쾅, 쿵쾅

너무 크게 뛰어 공원 사람들 모두에게 들릴 것만 같았다.


품 안의 아이를 토닥이던 정아도 선규를 알아보았다.

아주 작은 보폭으로 움직이는 두사람의 눈동자에는

알 수 없는 감정들이 오가고 있었다

13,000

21

댓글

  • 정고수 님이 감사의 마음으로 축억님께 0알을 증정했어요!

  • 김물결 님이 감사의 마음으로 축억님께 0알을 증정했어요!

  • 스피드하게 님이 감사의 마음으로 축억님께 0알을 증정했어요!

  • 10잡스 님이 감사의 마음으로 축억님께 0알을 증정했어요!

  • 젤리별 님이 감사의 마음으로 축억님께 0알을 증정했어요!

  • Miracle 님이 감사의 마음으로 축억님께 0알을 증정했어요!

  • 푼돈모아부자 님이 감사의 마음으로 축억님께 0알을 증정했어요!

  • 브폴로 님이 감사의 마음으로 축억님께 0알을 증정했어요!

  • 주프렌 님이 감사의 마음으로 축억님께 0알을 증정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