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딸이 달려오는 영상을 보고 울컥한 이유
카이라바
2025-12-03 15:00
조회수 : 23
SNS를 무심코 넘기다가 한 영상에 손이 멈췄다.
아빠가 딸의 이름을 부르면 딸이 달려오는 영상이었다.
2살 때는 아장아장 걸어왔고, 3살 때는 조금 더 빠르게 뛰어왔고,
5살, 7살, 10살... 매년 같은 장소에서 찍은 영상이었다.
처음엔 귀엽다고 생각하면서 봤는데,
영상이 끝날 무렵엔 왠지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졌다.
지금 내 딸은 이제 막 기어다니고 있다.
저 영상 속 아이처럼 우리 딸도 언젠가 뛰어다니겠지.
그러다 어느새 초등학생이 되고, 중학생이 되고...
그 생각이 드니까 갑자기 짠해졌다.
뭔가 우울해지기도 하고, 빠르게 다가올 미래가 두렵기도 했다.
시간이 이렇게 덧없이 흘러가겠구나 싶어서.
그날 저녁, 나는 외국인 친구와 전화 통화를 하다가 이 얘기를 꺼냈다.
친구는 잠깐 듣더니 말했다.
"그러지 마. 지금 그리고 오늘에 충실해.
어차피 시간은 흐르는 거고, 막을 수도 없는데.
받아들여야 하는 걸 미리 우울해 할 필요가 없잖아?"
순간 멈칫했다.
맞는 말이었다.
문득 어렸을 때 생각이 났다.
나는 과자를 먹을 때면, 봉지를 뜯는 순간부터 속이 상했다.
'이제 곧 다 먹겠네. 아껴 먹어야지.'
아직 한 입도 먹지 않았는데 말이다.
맛있게 먹으면 되는 걸,
왜 나는 끝나는 순간만 생각했을까.
그런데 지금도 그런 것 같다.
딸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해해야 하는데,
벌써 커버린 미래를 걱정하고 있으니까.
친구 말이 맞다.
지금에 충실하고, 지금을 즐겨야 한다.
후회 없는 삶은 먼 훗날이 아니라 지금부터 시작하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