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
다이어리
여우비
2025-10-15 15:00
조회수 : 48
오늘 아침, 책상 위에 놓인 다이어리를 한참 들여다봤다. 사실 이 다이어리를 고를 때 꽤 오랜 시간을 들였던 기억이 난다. 예쁜 디자인도 많고, 실용적인 구성도 많았지만 내가 진짜 원했던 건 그런 게 아니었다. 뭔가… 나랑 잘 맞는 다이어리, 내 하루를 잘 담아줄 무언가를 찾고 싶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참 고심한 덕분에 요즘 내 삶이 조금은 더 안정적인 것 같다. 매일 아침 다이어리를 펼쳐 오늘 할 일을 적고, 저녁에는 하루를 돌아보며 몇 마디라도 남기다 보면 이상하게 마음이 차분해진다. 아무리 바쁘고 정신없는 날도 다이어리에 한 줄이라도 쓰면 내 삶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되는 기분이 든다. 반대로 내가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나 감정이 떠오를 때면, 그걸 적으면서 또 다른 길이 열리기도 한다.
다이어리라는 게 단순히 할 일을 기록하는 도구라고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 이상의 의미가 생긴 것 같다. 하루하루 쌓이다 보니 나만의 이야기가 되고, 그 안에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된다. 어떤 날은 너무 힘들어서 그냥 "오늘 힘들었다" 한 줄만 적은 적도 있고, 어떤 날은 괜히 기분이 좋아서 장황하게 썼던 적도 있다. 하지만 그런 날들조차 다 내 삶의 한 부분이니까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 다이어리가 내 삶을 고정해주고, 또 새로운 길을 내주는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그래서 더 애착이 가는 것 같다. 앞으로도 이 페이지들을 꽉 채워가면서 나만의 흐름을 만들어가고 싶다. 쉽게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유연하게 흘러갈 수 있도록.
나비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