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날으는 해적선장 해골꿈 꾸고 나서
healer794
2025-10-10 15:00
조회수 : 47
제목: 해적 선장 모자를 쓴 해골 꿈꾸고 난 저녁에
작성자:힐러794
작성날짜:25.10.11.토
지난 금요일 밤에 아주 괴이한 꿈을 꿨습니다.
흉몽인지 길몽인지, 반흉반길인지 모를 기이한 꿈을 꾸었습니다.
제가 시골 마당에 서 있는데 갑자기 비가 내려서 빨래 줄에서 빨래를 걷으며 하늘을 올려다 봤습니다.
그런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하늘에는 수 많은 빛나는 별이 총총!
그때 하늘을 뒤덮은 거대한 애드벌룬 같은 해골이 제 머리 위에서 둥실 떠 있는 것입니다.
괴이해서 사진 찍어서 알통에 올려야지 라고 생각하고 폰의 비번을 막 두드렸어요.
조용히 한 자리에 구름 처럼 떠 있던 그 해골이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갑자기 6시 30분 방향에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역시계 방향으로 돌더니 12시 정가 자리에 멈췄습니다.
그 자리는 바로 저희 집 뒤쪽이죠.
그 해골 이상하게도 해적 선장 모자를 쓰고 있는 해골이었습니다.
해골이니 누구 해골인지 연상도 안되고 감도 안오고 매우 궁금했습니다.
마당을 다 뒤덮는 크기의 해골이 제 머리 바로 위에 떠 있는 꿈은 생전 처음 꿔봅니다.
제가 미술 전공을 했다면 꿈에서 깨자마자 바로 그림을 그렸을텐데 그림을 못 그리니 마음에 새겨 두었죠.
찝찝해서 아침에 꿈해몽을 찾아서 저와 비슷한 상황의 꿈해몽을 찾아 해석해보았습니다.
해골꿈은 본인의 창작품,성과,업적, 노력 등을 남에게 좋게 평가 받게 될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또 해적 선장꿈은 리더와의 협상,상사 또는 결정권자와의 접점이 생긴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해골을 보는 꿈은 사업체를 인수하게 될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게 무슨 의미일까?
종일 꿈의 의미를 되새김질 하며 오랜만에 힐링하러 포항을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귀가길 늦음 밤에 본부장님의 부재중 전화와 문자가 와 있었습니다.
강의 대타 좀 뛰어 줄 수 있겠냐구요.
제가 그 동안 많이 힘들어서 거절하려고 아직 과제물 ppt 만들고 수정하는 것 더 해야한다고 했어요.
이제 겨우 자유의 몸이 되었는데 또 교안 지옥에 빠지면 안돼니까요.
그러니까 3차시만 뛰어주면 된다고 사정을 해서 생각해보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오늘 오후에 보자더니 갑자기 저를 전문반 강의 첫 강의 오전과 오후 3회나 배정한 것입니다.
말이 3회지 교안으로 따지면 6차시 입니다.
하루 6시간 서서 3주나 강의해줘야 한다는 뜻이죠.
저는 오전이나 오후 중에 한 번만 대신해주면 되는 줄 알았죠.
아직 준비도 안되었는데 이 무슨 해적 같은 일입니까?
다른 교수님들 갑자기 병가 내시고, 못한다하셔서 할 사람이 저 밖에 없다고 합니다.
ppt 안짜도 되고 요약본 줄테니 보고 평소 실력대로 하라고 하시는데 그게 말이야 쉽죠.
요약본과 텍스트 파일 이메일 보내줬다고 해보라고 하십니다.
당장 내일부터 1주일 안에 6차시 교안 짜야해요.
1차시 3시간 분량 교안 짜는데 보통 7일 걸리는데 7일에 6차시 교안은 정말 무리입니다.
완전 저희 고향집 하늘을 가득 메운 해적 선장 모자를 쓴 거대한 해골꿈이 생각이 났습니다.
아! 이거였구나!
형체 없는 껍데기만 거대한 해적 선장 모자 쓴 해골!
멀쩡한 것은 선장 모자뿐! 다른 것은 해골!
실속 없는 강의!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는 강의!
저를 배려한다면 1년 동안 쉴틈 없이 달려왔는데 남은 두 달 좀 쉬게 해주고 내 년에 제가 정성들여 만든 교안으로
첫 수업 시작하게 해줘야 하지 않나요?
개인 과외라면 얼마든지 하겠는데, 교수로서 첫 강의를 저렇게 준비도 없이 1주일 만에 투입 되는거 정말 황당하고 어이 없습니다.
이건 너무해요.
그렇다고 본부장 요청 거절하면 내 년에 강의 안주겠죠?
ㅠ.ㅠ 뭐 강의 안줘도 상관은 없는데요.
좀! 그렇습니다.
다른 본부에서는 강의는 안하고 교수회비만 내고 교수 타이틀만 달고 "에헴"하는 교수도 있다고 합니다.
힘드니까요!
내일 부터 또 벼락치기 교안을 짜야겠어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요.
ppt와 침뜸술의 공통점이 있는데 무엇인줄 아십니까?
처음에는 힘이 드는데 하면 할 수록 노하우가 쌓인다는 것이죠.
힝! 겨우 얻은 자유인데 내일 부터 또 빡세게 교안 짜고
다음 주 부터는 6시간 강의 공부와 시간 배분까지 연습해야 합니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어떻게 다 하라고 하는건지!
저는 올 한해 계속 후회만 합니다.
겨우 후회를 다독여가며 긍정심을 찾고 있는 중인데 또 후회가 밀려옵니다.
누구는 교수 못 되어 한숨 쉬고
누구는 교수가 되어도 행복추구권을 위해 쉽게 포기하고
누구는 호기심과 소명감으로 지원해서 할 것 다 하고 고생 해놓고 아직도 후회를 못 버리고 후회 중입니다.
"다음에 하겠습니다. 내년부터 하면 안될까요?" 이 한 마디 못해서 전전긍긍이네요.
내일 부터 또 잠도 못자고 ppt 짜겠죠!
다른 교수님들 갑자기 이런저런 사정 생겨서 펑크내고 인원이 부족하다는데 어떻게 하겠어요.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한다고 해서 도전했는데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지나봐야 "그 때 하길 잘 했다!"라는 말을 하게 될까요?
그 해적 선장은 아마 시간도둑,건강도둑 PPT를 상징하는 꿈이었나 봅니다.
보통 해골은 땅속에서 발견됩니다.
꿈해몽에도 그렇게 나와있습니다.
그런데 특이하게 하늘 가득 메우고 떠 있던 해골 선장 꿈은 제가 짊어져야할 마음의 부담의 크기를 미리 보여준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