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
오늘의 시
하도방
2025-06-23 15:00
조회수 : 25
노스님의 방석
박규리
노스님의 방석을 갈았다 솜이 딱딱하다
저 두꺼운 방석이 이토록 딱딱해질 때까지
야윈 엉덩이는 까맣게 죽었을 것이다
오래 전에 몸뚱어리는 놓았을 것이다
눌린 만큼 속으로 다문 사십년 방석의 침묵
꿈쩍도 않는다, 먼지도 안 난다
퇴설당 앞뜰에 앉아
몽둥이로 방석을 탁, 탁, 두드린다
제대로 독 오른 중생아!
이 독한 늙은 부처야!
-시집 『이 환장할 봄날에 』(창비,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