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
오늘의 시
하도방
2025-06-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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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소사 ㅡ1
구광렬
지구 반대편 구석에서 노래 한 줄로 깨달았습니다
구석은 세상을 향해 열려 있건만 세상은
구석을 향해 닫혀 있다는 걸
세상 힘든 것들 구석으로 몰리건만
묵묵히 구석은 그 어깨들을 받쳐준다는 걸
수평선에도 구석이
그 면도날같은 파도의 한 줄 구석에도
등짝을 곧게 펴는 고기들이 산다는 걸
갈대의 울부짖음을,
못에 박힌 빈 바가지의 달가닥거림을,
구석에서 태어난 바람은
입이 꽉 틀어막힌 것들을 대신해 소릴 내 준다는 걸
그 바람 앞에선
작고 낮을수록 더 떳떳할 수 있다는 걸
- 시집 『불맛』 (실천문학사,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