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
오늘의 시
하도방
2025-06-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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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ㅡ물고기와 민달팽이
풍경에 매달린 물고기에게
집을 갖지 않은 민달팽이가 물었다
넌 줄에 매달려 있어 어디로도
떠날 수 없어 속상하겠다
아니야 니가 잘 못 생각했어
눈으로 보는 게 전부는 아니야
나는 바람이 불어 소리가 날 때나
없는 소리가 없는 소리를 부를 때는
줄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
그게 무슨 말이야
도통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
나는 풍경의 줄에 매달려 있지만
한 번도 줄에도 바람에도 소리에도
붙잡혀 있지 않았어
언제든 저들과 소통하며
나만의 방식으로 깨어 있는 거야
머물지 않는 바람과 만나고
풍경 속 소리없는 소리를 듣고
풍경도 바람도 맑고 가볍다는 것을
흔들리며 알려주는 거야
집 없이 가벼운 것처럼
나도 무엇에도 걸림없이
하늘을 헤엄쳐
민달팽이가 풍경 속으로 들어가자
물고기는 민달팽이를 업고
푸른 하늘을 날아 주었다
2025. 0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