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
오늘의 시
하도방
2025-05-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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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 지게
손택수
풀잎이 등을
꺼꾸러뜨렸다
학교에 불려온 아비의 등짝 같다
공손해 보이는 대신
더러는 비굴해 보이던 등
가늘디가는 등허리에 그냥 부릴 만도 하건만,
어떤 짐은 여울을 건널 때 중심을 잡아주기도 하더구나
평생 시장 지게꾼으로 살다간 아비
뼈를 묻은 나무 밑동이다
숙이고 숙여,
땅바닥 아래까지 꺼져
마른 등작을 뚫고 솟아오른 풀잎
아비가 새로
장만한 지게다
뚜두둑, 등뼈를 펴며
일어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