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
봄은 잔인하다
Zudaish
2025-04-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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져물어가는 꽃은 잔혹하게도 나풀거린다
수꽃은 암꽃을 구태여 유혹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망부석처럼 수정을 기다리며 하염없이 저물어간다
그 사이 살랑거림은 어떻게든 열매를 보고픈 꽃잎의 위태로움이다
그 나풀거림의 종착지를 알아내고 싶은 마음에
나는 진한 검붉은 송진으로 입마개를 매었다
위태로움이 빚어내는 장단에 맞춰 흐느끼다 보면 언젠가
흘러내린 눈물이 굳음을 씻겨줄 것이라
그러나 몰랐다
나무의 상처에서 빚어낸 송진은
다른 상처를 만나 빠르게 굳기에
온몸에 붉은 송진을 칠한채로
잔혹하게도 나풀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