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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방

2025-04-27 15:00

조회수 : 17

나무


김산


나무는 말없는 말로

서있다

가끔 바람이 흔들어

나무에게 말을 걸면

바람의 아픈 언어를 적어 두지만

때로는 비가 내리면

비의 언어를 온몸을 받아드려

비의 소리를 들려 주지만

결코 자신의 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꽃이 피는 것과

지는 것으로 말할 뿐이다

겨울 한 철 비인 가지에

눈꽃을 피우고 싶어

눈이 간절히 내리면

한 순간 눈을 기꺼이 받아드려 눈꽃 피우게 하고

그 순간이 지나 눈물로 떠나도 말이 없다

새의 여행자가 잠시 머물다 떠나도

안으로 침묵한 채 말이 없다

기꺼이 받아들이고 빈 자리 내어주어도

결코 홀로 안으로 깊어진 채

오고 감이 없는 저 깊은 묵언으로 서있다




2015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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