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
오늘의 시
하도방
2025-04-1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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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 보내야 하는 것에 익숙해 져 갈 무렵
김산
해가 뜨는 곳보다 해가 지는 해변에 더 가고 싶다 지는 해의 눈물이 따뜻하다는 것을 손으로 만져 보고 싶다
여름나무보다 겨울나무의 가슴을 안아 주고 싶다 겨울나무에 메어 달린 시린 언어를 내 원고지로 데려와 따뜻한 손으로 잡아 주고 싶다
그믐달 아래로 걸어가는 가을나무의 뒷모습을 보며 오늘은 그냥 곁에서 서 있어 주고 싶다
만남보다 떠나보내야 하는 것이 많아져 익숙해져 갈 즈음에
떠나는 강을 바라보며 바람에게 가슴을 내 주고 서있는 갈대마냥
소리로 떠나보내고 나는 남아
안으로 깊어져 가는 풍경처럼 흔들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