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
핑구
리버
2025-05-0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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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은 날지 못하는 새이지만, 바다에서는 누구보다 자유롭다. 얼음 위에선 비틀거리며 걷지만 물속에 들어서면 날개처럼 진화한 지느러미로 유려하게 헤엄친다. 자연이 허락하지 않은 능력에 머물지 않고, 주어진 조건 속에서 가장 빛날 수 있는 길을 찾은 것이다. 그들은 한계를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그것을 통해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 보인다. 인간 역시 완벽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날 수 없음을 슬퍼하는 것이 아니라, 바다를 만났을 때 헤엄칠 수 있는 용기를 갖는 것이다.
펭귄은 혹독한 남극의 겨울을 살아간다. 영하 수십 도의 바람 속에서도 그들은 무리지어 원을 만들고, 서로의 체온을 나눈다. 누군가는 바깥에서 바람을 맞고, 시간이 지나면 안으로 들어가 쉴 수 있도록 자리를 바꾼다. 그들은 말없이 교대하고, 그 안에는 생존을 위한 지혜와 배려가 깃들어 있다. 누군가를 살리는 일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한 발짝 움직이는 행동에서 비롯된다.
황제펭귄의 수컷은 알을 품기 위해 긴 겨울을 아무것도 먹지 않고 버틴다. 거친 바람 속에 몸을 웅크리고, 한 번도 알을 바닥에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부리로, 발로, 품으로 품는다. 어미는 수백 킬로미터를 날아 바다로 가서 먹이를 구해 다시 돌아온다. 그들의 시간은 느리지만, 그 안에는 사랑이라는 단어가 구체적으로 존재한다.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고, 고통 속에서도 꺼내어 주는 한 줌의 온기는 모든 생명을 이어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