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
오늘의 시
하도방
2025-04-04 15:00
조회수 : 29
벚꽃에게서 듣다
벚꽃이 피었기에
길을 걷다가 멈춰
안녕 벚꽃아
만나서 반가워
김영길
안녕
나도 반가워
넌 벚꽃이라 좋겠다
다른 꽃보다 일찍 펴
사랑 받는구나
했더니
벚꽃은 내게
우리는 벚꽃이란 이름을 가져 본 적이 없어
이름의 질량이나 의미의 무게를 가져 본 적도 없어
그래서 가볍게 피고 지는 거야
예쁘다 하는 것도
저꽃보다 이꽃이 더 예쁘다 하는 것도
너희들의 분별심이지
누구보다 더 예뻐 사랑을 받아야 하는 생각도 안해
그저 한 생 꽃으로 와 꽃으로 살다가
꽃 그림자로 지는 거야
그게 다야
한다
그거였다
나도 처음부터 이름도 없었고
그저 한 송이 꽃이였던 거고
누구보다 특별해야 하거나
더 아름다워야 한다는 분별심을 내려놓고
지금 이 순간
꽃의 생이면 그게 다인 거였다
벚꽃이 내게 흰 풍경소리로
내 가슴에 꽃 한 송이 피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