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
그대 내게로 오라
Zudaish
2025-04-03 15:00
조회수 : 37
그대 내게로 오라
아침부터 봄바람은 거칠기만 하구나
간밤의 꿈속에서는 간간이 웃어보기도 했는데
다시 바람 앞에서
혼자라는 생각에 웃음을 놓고 마는 구나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 함께 봄 앞에서 웃어본 적이 언제였던가
꼭 이봄이 아니어도 좋다
백련사의 절 마당에 연꽃 향 은은하던
그 초여름이어도 좋다
그대 다시 그렇게 웃으며 내게로 오라
***
기다리는 일.
그것은 때로는 가슴 설레는 일이기도 했다. 그러나 작금의 기다림은 형벌 같은 것이었다.
어느 농부는 봄들을 바라보며 일손을 놓고 망연자실 바라보고 있을 뿐 씨앗을 뿌릴 준비를 하지도 못하고 그렇게 여삼추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이제 그 막바지에 다다라서는 두려움에 잠 못 이룬다고 하소연을 늘어놓기도 했다. 어디 그 농부뿐이었겠는가. 주방에 선 주부는 소금을 넣는 일마저 잊기도 했다.
그렇게 형편없는 일로 상처를 입은 사람들을 두고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봄이 오면 손잡고 꽃구경이나 나서자는 약속을 해온 터이지만 나는 그 약속을 지키러 길을 나서자고 응석을 부릴 수도 없었다.
이제 그날이 왔다.
밤을 새우는 일을 멈추어도 좋을 그런 날이 왔다.
이 날이 지나고 나면 읍내에서 시작하는 벚꽃축제의 장으로 들어서 함박웃음 같은 꽃을 만나고 너를 만나게 되리라는 기대로 간밤 나또한 잠 못 이루고 말았다.
그날이다. 마주치지 않아도 좋을 격랑의 강을 건너와 맞는 희망의 날이다.
마당의 앵두꽃이 더욱 고와 보이는 아침이다.
이제는 맘 놓고 웃어도 좋은 봄 안으로 들어서 그대 내게로 오라.
#성산리에는시와행복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