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
개인 자작시 가로등 불빛
Zudaish
2025-03-31 15:00
조회수 : 14
가로수 길, 가로등 불빛이
하나 둘씩 조심스레 밤의 문을 두드리면
어둠은 수줍은 듯 살며시 물러나네
짙은 그림자 걷힌 공원 가로등 아래
밤의 무도회가 풀벌레 노래에 취해 춤추고
가로등 빛에 영롱히 떨리는 거미줄은
밤의 무도회 샹들리에 되어 은은한 빛깔로 무대를 수놓네
별과 달이 수줍어 고개 숙이는 새벽녘이 되어서야
비로소 밤의 무도회 막을 내리고
가로등 불빛도 하나둘 자취를 감추면 고요한 아침이 깊이 숨 쉬네
네온사인이 현란한 도시의 밤에도
가로등만은 변함없이 따스한 빛을 내어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안내하네
빗방울이 내리는 밤이면
가로등 빛을 통과한 빗줄기는
유리구슬처럼 반짝이며 내려와
어둠 속에 작은 별을 만들어내네
홀로 걷는 밤길을 지키는 수호신처럼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선 가로등은
외로움을 달래는 동반자가 되어
고단한 하루의 마지막을 함께하네
겨울밤 눈 내릴 때면
가로등 주변으로 피어나는 환한 원은
작은 우주를 만들어내고
그 안에서 춤추는 눈송이들은
세상의 근심을 씻어내는 천사가 되네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같은 빛을 내는 가로등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작은 빛이 되어
어둠을 밝히는 등대가 되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