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
오늘의 시
하도방
2025-03-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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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쏘시개 3
김영길
한 번은 피는 꽃으로
한 번은 지는 꽃으로
나머지 한 번은
꽃 진 자리의 그림자로 남고자
핀 적도 없는 꽃으로
진 적도 없는 꽃으로
그림자마저 없는 그림자로
처음부터 꽃의 이름마저 없고
꽃의 질량도 가져 본 적 없는
그런 꽃으로 피었다가 질 수는 없는가?
봄철 꽃피는 마을 아궁이에
꽃의 첫불쏘시개로 폈다가 져도 좋을
누구보다 아름답다거나
누구보다 이쁘다거나 하는 이름없이
그냥 꽃의 첫물로만 놀다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