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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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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억

2025-03-24 15:00

조회수 : 35

고운 청춘 어이가고

거울에 비친 모습


한겹 두겹 닳아 버렸네


숱많고 예쁘게 땋아 내렸던

검디 검었던 머리는

반백이 되고


풍금소리에 실려 풀풀 날아 올랐던

청춘의 향 대신


내살 내음은 노년의 그것


나도 싫네


"어짜다가 이리 되었을까"

망연자실 앉아 있는


하루 해는 왜 이리도 길고 긴지


짧았ㅡ던

하루해 길어져 버린 해가 형벌 같아


눈물도 마르고

청춘도 마르고


건조해진 나날 위에 먼지만 자욱하게 쌓이네


어여쁜 내 손주

얼굴 한번 보았으면


야속하다 세월아

시력은 남겨주지


아닌가


그래 깊은 뜻이 있겠지

다 지우라고


청춘도 지우고

나의 모든 진액을 약초 삼아 달여

키운 자식도 지우고

평안이 오라는 하늘의 뜻이겠지


이만큼

살다 보니 이만큼 알아지는 것을 보면


공짜는 없는 것 같아

....

고맙다

....














33,000

25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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