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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씌어진 시 / 윤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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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치상지

2025-03-21 15:00

조회수 :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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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1942년 6월 3일

25,000

24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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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동주님의 시 오랜만에 읽으니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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