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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 베리타스
한승록
2025-03-16 15:00
조회수 : 28

GM대우의 후륜구동 대형 세단 모델인 베리타스 입니다.
베리타스는 2008년 9월 스테이츠맨 후속으로 출시되었죠.
2005년 홀덴에서 만든 동명의 모델을 약간 손질해서 야심차게 출시한 스테이츠맨은 떨어지는 상품성과 현지화 실패로 1년 2개월 동안 고작 1,760만대만 팔리며 고배를 마셨고 2006년 3월 1015대를 대규모 리콜하면서 차량 품질 이미지에서도 타격을 입었죠.
이에 GM대우는 스테이츠맨의 단종으로 발을 뺀 대형 세단 시자에 다시 진입하고 이미지를 쇄신하고자 4세대 홀덴 카프리스의 WM 스테이츠맨을 대한민국 시장에 맞게 변경해서 출시하기로 결정하였죠. 이 차는 2007년 서울모터쇼에서 L4X라는 이름의 쇼 카로 선보여졌으며, 2008년 9월 4일에 스테이츠맨을 통해 얻은 시장에서 패인을 분석해 개선하면서 베리타스를 출시하게 되었죠.
베리타스는 스테이츠맨의 GM V-플랫폼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워진 제타 플랫폼을 적용하였죠. 그리고 새로운 파워트레인으로 이전의 스테이츠맨에서의 실패를 지우고자 하였죠.
우선 파워트레인은 하이피처 V6 3.6L 엔진에 후륜구동 방식을 선택해 준수하면서도 경쾌한 주행성능을 보여주었죠. 전기형의 경우엔 252마력의 MPI 엔진에 5단 미션이 조합되었고, 이후 2009년 4월 1일에 출시된 후기형은 277마력의 SIDI 직분사 엔진과 6단 미션을, 그리고 모든 트림에 ESC가 기본으로 들어갔죠.
대형 력셔리 세단답게 절대적인 차체의 크기가 크기 때문에 상당한 휠베이스와 조합되어 실내공간도 상당히 넓죠. 한편으로 GM대우에서는 베리타스를 공개할 때 쇼퍼 드리븐만이 아닌 오너드리븐 성향도 들어 있다면서 에쿠스와 제네시스 사이의 중간 시장을 공략했음을 암시하였죠. 전술한 엔진 구성만 봐도 단순히 고급차만이 아닌 고속 달리기 용도로도 사용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죠.
스테이츠맨이 전용 정비라인 등을 준비한 것처럼, 베리타스도 GM대우의 플래그쉽답게 전용 VIP프로그램을 준비하였죠. 3년/6만KM까지 무상 보증 수리/소모품 무상교환을 했고, 엔진이나 미션은 5년/10만KM의 보증기간을 두었죠.
거기에 보증수리차량의 경우 고객의 원하면 정비사업소에서 차량을 직접 운반, 수리 완료 후 다시 탁송해 주는 무상 탁송 서비스, 보증수리 작업 중 고객이 원하면 무상으로 대체차량을 대여해주는 수리 기간중 대체 차량 제공, 마지막으로 지엠 대우 고객센터에서 베라타스 고객만을 위한 전문 상담서비스와 베리타스 적용 작업공간을 두었죠.
스테이츠맨 대비 현지화와 편의장비도 한층 강화되었죠. 스테이츠맨의 외장형 안테나가 베리타스로 와선 내장형 안테나로 깔끔해졌고, 전동접이 사이드미러 기능도 추가되었죠. 또한 스테이츠맨 시기 조수석 쪽으로 쏠려 있던 주차 브레이크를 왼쪽으로 옮기고 눈에 띄지 않게 수납식으로 깔끔하게 마감하였고, 운전자의 편의를 위해 내비게이션 조절을 위한 스위치도 가운데 위치시켰죠.
편의장비 면에서는 기존 스테이츠맨에 없었던 대시보드 내장 실시간 교통정보 연동 내비게이션이 추가되었고, 지상파 DMB도 달렸죠. 그리고 BOES의 오디오가 적용되었으며, 뒷자리는 천정에 붙어 있는 모니터를 이용, 영화 등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죠. 뒷좌석에는 최고급 트림 력셔리만이지만 안마 시트도 있으며, 뒷좌석 승객들을 위한 블루투스 헤드폰도 제공되었죠.
이전에 수입된 스테이츠맨은 주차 브레이크가 꽤 도드라지게 튀어나와 있는 데다가 우측통행 국가에 맞는 현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주차브레이크 레버는 조수석 쪽에 적용되었죠. 이에 베리타스부터는 주차브레이크 레버가 운전석 쪽으로 옮겨 갔으며, 레버를 대시보드의 기어 뒷편 왼쪽에 깔끔히 일체화시켜 주차브레이크를 적용한 고급차들과 비슷하게 깔끔하게 정돈하였죠. 구조를 적극적으로 바꾸지 않았지만 실내 편의성 개선 노력을 기울인 점이 보이는 부분이죠.
베리타스는 스테이츠맨 때부터 호평받은 상당한 크기를 자랑하였죠.
GM의 호주 본부인 홀덴에서 생산하는 중형~대형급 차들이 원체 넓은 호주에서 달리기 위해 동급 차종들에 비해 긴 휠베이스를 자랑했는데, 이는 베리타스도 예외가 아니었죠. 동급 차들보다 거대한 차체가 장점이어서, 특히 3,009M라는 무지막지한 휠베이스로 길다란 휠베이스를 통해 넓은 차체를 꾀했던 사례는 과거 현대에서 들여온 포드 그라나다에서도 볼 수 있는데, 당시 그라나다가 대우 로얄에 비해 크기는 비슷비슷했지만 휠베이스가 넓어 중형이 아닌 준대형으로 분류되어 세금더 더 냈을 정도였던 점과도 비슷하죠. 베리타스 역시 카프리스/스테이츠맨에서 볼 수 있는 장점을 실내에서 그대로 보여 주었으며, 전술했듯 이런 넓직한 차체를 가지고도 체어맨이나 에쿠스 6기통에 뒤지지 않는 빠른 가속성능을 보여준 것이 소비자나 자동차 매니아들에게는 특장점으로 작용하였죠.
또한 스테이츠맨의 실패를 거울삼아 베리타스에는 2열에 풍부한 옵션이 들어가기 시작하였죠. 기본 트림인 디럭스부터 7인치 DMB/디스플레이가 들어갔고, 무선 헤드셋과 엔터테인먼트 리모컨이 들어갔으며, 프리미엄 트림부터는 2열에 파워시트 선쉐이드 옵션 등이 들어갔으며 스키스루도 지원하였죠. 럭셔리 트림에는 마사지시트, 3존 전자동 에어컨까지 추가되는 등 당대 동급의 고급 차량들과 경쟁 가능한 2열 편의장비를 갖추었죠. 그러나 경쟁모델인 에쿠스와 체어맨에 비하면 부족한 부분이 여전히 눈에 띄었죠.
이렇게 GM대우에서 나름 공들였지만, 대중들의 반응은 대체로 혹평이었죠.
일부 베리타스 차주/매니아분들은 좋은 성능을 가진 차를 대중들이 못 알아 봤다고 한탄하거나, 차량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GM대우를 탓했지만, 상단의 편의 사양 부분을 찬찬히 읽어보면 이 차가 왜 그렇게 안팔렸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죠. 오히려 요즘 시대에 뒤떨어진 편의사양 설계를 가진 차량으로서 적게라도 팔린 것은 어찌보면 상당한 선방이기도 하며, 타 경재사의 고급차들에 비해 주행 기본기가 탄탄하고 경쾌했던 점이 개성이었기에 그나마 이 정도의 성적이라도 거둔 것이었죠.
베리타스가 출시된 2008년 10월은 2008년 1월 출시된 현대 제네시스와 3,500~4,000만원대의 체어맨 H가 준대형 후륜구동 럭셔리 세단 시장을 양분한 시점이었죠. 베리타스는 당시 4640만원~5780만원의 가격으로 4,100만~6,000만원대의 현대 제네시스와 경쟁했는데, 베리타스는 이미지나 상품성이나 현대 제네시스와 쌍용 체어맨 H의 위상을 이겨내는 데 한계가 있었죠. 거기에 2008년 경제 위기가 겹치면서 대형차 시장이 축소되는 악재도 겹쳤죠.
그러다 2009년 3월 에쿠스 2세대가 출시되며 4월 판매량은 100대 미만으로 급격하게 내려가고 5월엔 고작 15대가 판매되고 말았죠. 결국 2009년 말에 최대 1,000만원 이상의 대규모 할인으로 자영업자들이나 전문직에게 어필해 겨우 100대 가량으로 회복했지만 그리고 기아 오피러스에게도 밀려서 결국 2010년 8~9월에 수입을 중단하고 8백만 원에 달하는 대규모 할인을 거쳐 재고를 소진해 그해 10월에 단종되었죠.
이는 베리타스의 원본이 되는 홀덴 카프리스의 특징에서 유래한 단점들이죠.
홀덴 카프리스는 호주에서는 대형 패밀리 세단과 럭셔리 세단의 역할을 동시에 맡는 차량이었죠. 럭셔리 세단의 역할에 더 치중할 수 있던 동급의 체어맨이나 제네시스와 비교하면, 홀덴 카프리스를 기반으로 고급화한 베리타스는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며, 대부분의 설계가 한국의 GM대우가 아닌 호주의 홀덴에서 이루어진 것도 한 몫 하였죠.
현대자동차에 대항하려면 훨씬 화려하고 많은 옵션을 가진 형제차인 뷰익 파크 애비뉴 3세대를 수입해오는 편이 더 나았을 수도 있었죠. 결국 한국GM은 베리타스의 단종 이후 중국에서 히트를 치던 뷰익 라크로스 2세대를 들여와 알페온으로 출시했지만, 또 다시 상품성이 떨어지는 낮은 옵션으로 들여와 출시하는 같은 실수를 범하며 자멸의 길로 들어섰죠.
전작인 스테이츠맨과 마찬가지로 주행 성능과 넓은 실내 공간 등을 어필했지만 전반적으로 동급 대비 다소 뒤떨어지는 편의 사양 설계와 마감, 수입차 수준의 높은 유지비 등으로 인해 3년도 채 팔지 못하고 단종되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