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
오늘의 시
하도방
2025-03-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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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가
김순진
길을 걷다가
돌뿌리를 차고 주저앉아
아파한 적이 있나요.
우리는 발만 주무를 뿐
돌뿌리를 나무라지 않았지요.
길을 걷다가
묶어놓은 띠풀에
넘어져 본 일이 있나요.
우리는 넘어진 자리에 쉬며
띠풀 묶은 이를 탓하지 않았지요.
신발이 벗겨지면
또, 신으면 되고
나뭇짐이 풀어지면
또, 묶으면 되지
뭐 그게 대수인가요.
누구 탓도 아니구요.
제 잘못도 아니에요.
무슨 원망이 그리 많나요.
넘어지면 잠시
쉬었다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