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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자동차 브로엄
한승록
2025-03-02 15:00
조회수 : 21

한국 GM의 전신인 대우자동차의 FR 방식의 고급 준대형차 모델인 브로엄 입니다.
준대형차라고는 하지만 준대형차라기에는 뭔가 부족한 면이 있었죠.
물론 원판인 오펠 레코드나 제나토어는 당시 유럽기준으로 엄연히 준대형차에 속하던 E세그먼트가 맞기는 했지만, 이들 차량은 1970~1980년대 기준의 E세그먼트 였기에 차체의 크기가 이전보다 훨씬 커진 1990년대 이후의 기준으로 보면 준대형차로 보기에 부족한 면이 있는건 사실이죠.
차의 족보가 상당히 복잡한데, 이 차의 근원은 대우 로얄 시리즈의 고급형인 로얄살롱에서 시작하죠.대우 로얄 시리즈가 1991년에 일제히 마이너 체인지되며 라인업이 대폭 정리되었는데, 중형 세단인 프린스, 그리고 내외관을 고급스럽게 꾸민 수퍼살롱(나중에 브로엄이 된다)으로 나뉘었죠.
브로엄은 1991년 수퍼 살롱의 후속 모델로 출시되었죠.
프린스와 함께 V-카 프로젝트로 개발되었으며, 대우 로얄 시리즈의 고급 차종인 수퍼살롱과 로얄살로의 뒤를 잇는 모델로 출시되었죠.
출시 당시에는 2.0L SOHC, 2.0L DOHC 가솔린 엔진 트림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1993년 6월부터는 1994년형이 선보이면서 알루미늄 휠 디자인 변경 및 파워 안테나의 위치를 조수석 앞 펜더 근처에서 운전석 뒷 펜더 근처로 옮겨지고, 직렬 6기통 3.0L SOHC 엔진 트림도 추가되어 사실상 대우의 플래그쉽 모델로 잠깐 활약하기도 했지만, 이듬해 아카디아의 출시로 8개월 만에 조기 단종되었죠.
하지만 1996년에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뉴 브로엄으로 개편되면서부터는 2.2L DOHC 엔진 트림이 추가되기도 하였죠. 또 프린스의 엔진을 유용한 2.0 SOHC LPG 택시도 있었죠.
프린스처럼 엔진에 따라 4단 자동변속기의 타입이 달랐죠. DOHC에는 전자식, SOHC 및 LPG에는 유압식이 달렸죠. SOHC 모델에는 5단 수동변속기도 있었죠.
브로엄의 경우 시기마다의 이름이 다른데, 1991년부터 1994년까지는 수퍼살롱/수퍼살롱 브로엄, 1994년부터 1996년까지는 브로엄, 1996년부터 1999년까지는 뉴 브로엄이라고 불리웠죠. 1994년에 이름이 최종 정리되기 전까지 브로엄은 수퍼살롱 고급 트림의 명칭이었던 것이죠. 하지만 후륜구동 플랫폼은 알다시피 레코드이죠.
21세기 들어 브로엄 하면 떠오르는 디자인은 1991년에 나온 신형 수퍼살롱부터의 이야기죠. 등장할 때부터 '브로엄'이었던 것이 아니죠. 1991년 등장시는 그냥 이전 모델과 같은 '수퍼살롱'이었고, 이후 '수퍼살롱 브로엄'이라는 상위트림이 추가되었다가 1994년부터는 아예 모델 이름에서 '수퍼살롱'을 떼어내고 '브로엄'이 모델명으로 변경된 것이죠. 이 과정이 아주 짧은 기간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 과정을 모르고 '브로엄'만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죠. 경쟁사의 그랜저에 밀리고 자사의 프린스에 밀려서 워낙 존재감이 없던 모델이었던 탓도 있죠.
중형급인 프린스와 차별화된 럭셔리 이미지를 표방했지만, 시장에서는 프린스의 가지치기 모델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철저하게 외면당했죠.
실제로 프린스와 브로엄은 많은 부품을 공유했죠. 당장 전기형 프린스에 브로엄의 테일램프를 장착한 차량은 정말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죠.
베이스 모델인 프린스는 쏘나타로 인해 고전하고 있었기에 프린스와 외장만 달랐던 브로엄은 사정이 더더욱 나쁠 수밖에 없었죠. 특히 당시에 한국 자동차 럭셔리 세단에서 중요시되는 차체 크기가 프린스와 완벽히 똑같은 중형급에 지나지 않았기에 브로엄 구입할 돈으로 차라리 조금 더 보태서 뉴 그랜저나 포텐샤 등의 대형 모델로 가는 편이 낫다는 인식이 많았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판매량은 제법 나쁘지 않았죠. 중후한 디자인이 어르신들 취향에 그런대로 잘 먹혀든데다가 그때당시에는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하지만 로얄 시절의 고급 이미지가 어느정도는 남아있었기 때문에 그랜저나 포텐샤까지는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주로 사곤 했었죠. 특히 1990년대 중반 당시 공립 초중고등학교 교장선생님들의 개인 자가용으로 흔히 보이기도 했었으며, 그 외에도 그랜저나 포텐샤를 타기는 눈치가 보이는 위치에 있던 공직자들도 많이 애용했었죠.
예를 들면 당시 교직사회에서 그랜저나 포텐샤는 교육감이나 교육 지원청 교육장 정도는 되어아 탈 수 있는 차로 여겨졌기에 일선 공립학교 교장선생님들은 그랜저나 포텐샤를 타기에는 눈치가 보였던 시절이었죠. 물론 사립학교 교장선생님들은 예외지만요.
초기형은 라디에이터 그릴이 촘촘한 세로형이었고, 하나의 큰 원안에 작은 원 3개가 나란히 있는 모양의 엠블럼이 그릴 중앙에 있었죠. 측면 윈도우 라인은 프린스와 판박이처럼 똑같지만, 앞뒤 범퍼를 늘리고 크롬 도금 장식을 잔뜩 발라 보다 화려해 보이죠. 외형도 프린스와 다르게 곡선 형태의 유선형 디자인이 특징이며, 뒷 번호판 자리도 범퍼 아랫쪽으로 내렸죠. 하지만 나중에 뉴 프린스도 그렇게 디자인을 변경한 건 아이러니죠.
1996년에 페이스리프트했을 때 센터페시아와 계기판 모양이 달라졌죠.
이후 또 한 번의 변경 때 더블 D 모양의 후드 탑 엠블럼을 버리고 대우의 신형 엠블럼을 달았으며, 97년 5월에 98년형이 출시되면서 처음으로 아웃사이드 미러가 접이식으로 변경되었죠.
레간자가 나온 후에도 생산했지만, 대우그룹이 망하기 일보 직전이던 1999년 4월부터는 아카디아와 함께 특가로 재고 처분했다가 결국 8월 뒤인 1999년 12월 프린스와 함께 단종되고, 매그너스가 출시되며 브로엄의 후속을 이어가는 듯 했다가 매그너스가 중형급인 레간자의 후속 모델로 포지션이 변경되면서 19년 3개월 동안 우려먹던 로얄 살롱 - 수퍼 살롱 - 브로엄 시리즈의 역사는 막을 내렸죠.
동시에 GM V-플랫폼 역시 대한민국에서 완전히 퇴역하면서 대우자동차의 후륜구동 준대형 세단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죠. 이후 대우 계열 대형차의 계보는 신형 V-플랫폼을 이용한 스테이츠맨과 제타 플랫폼의 베리타스가 이어졌으나, 수입판매밖에 할 수 없었던 이들은 자연스레 묻혔죠. 이후 2010년에는 알페온이 출시되었지만 경쟁 차량인 그랜저, K7, SM7 대비 부진하였죠. 그 후에 나온 임팔라는 성공하나 싶더니 또 그랜저와 K7에게 밀리다가 2020년 단종을 맞이하였죠.
브로엄은 뉴 브로엄부터 택시모델로도 존재했었는데 브로엄 단종이 1999년인걸 감안하면 택시의 내구연한으로 2007년이 마지막 운행하다가 대차되는 연도였죠.
하지만 2004~2005년부터 브로엄 택시는 보기가 힘들어지기 시작했고 추억의 자동차 레이싱 게임 사이트인 레이서즈 클럽 최대 자동차 커뮤니티인 보배드림에서도 2004~2005년 당시 브로엄 택시가 다니는 사진이 올라오면 스텔라 택시를 보는것 만큼 회원님들이 놀라워 하셨을 정도였죠.
브로엄 하면 추억이라고 하기에는 그렇지만 어릴때 1990년대 교통사고사례 동영상에서 무면허/난폭운전 사고 편에서 1995년에 당시 겁없는 10대 청소년이 아버지차로 추정되는 브로엄으로 무면허 운전에 친구들까지 태우고 난폭운전 하다가 가드레일과 충돌한뒤 앞에 91A 덤프트럭을 들이받아서 브로엄에 탄 10대 청소년 6명 전원이 사망하는 끔찍한 사고사례 영상이 아직까지도 생각나죠.
이 영상은 2000년대 초반까지 교통안전 캠페인 영상에서도 나오곤 했었죠.